▣ 주얼리산업 진흥법안(오세희, 곽상언)
주얼리산업, 즉 보석산업 진흥을 위한 법안이 발의되었다. 제정법인데, 이 법안은 20대,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되었으나 처리되지 못했다. 22대 국회에서 3수에 도전하는 법안이다. 지난 8월 21일에는 오세희 의원 주최로 '주얼리산업 진흥법 제정을 위한 입법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평소 주얼리산업 육성에 애정을 보여온 정세균 전 국회의장·국무총리가 오랜만에 직접 공청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진흥법과 규제법
법을 '규제법'과 '진흥법'으로 나누기도 한다. 규제법은 말 그대로 '규제'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법이고, 진흥법은 특정 분야나 산업을 '진흥'시킬 목적으로 제정한 법이다. 현재 우리나라 법률에서 '진흥'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115건이나 검색된다. 이 중 특정 산업 진흥을 위한 진흥법으로는 음악산업 진흥법, 게임산업 진흥법, 한류산업, 가상융합산업, 애니메이션산업, 기상산업, 승강기산업, 물산업, 엔지니어링산업, 정보보호산업, 공간정보산업, 소방산업 등등등 너무나 많다. 주얼리산업 진흥법 제정안도 특정 산업을 위한 진흥법에 해당된다.
▣ 「주얼리산업 진흥법」 제정이유와 주요내용
진흥법의 목적이 대개 그러하듯 이 법안도 주얼리 산업의 진흥을 위한 법이다. 법률에 보석 및 귀금속 제품의 특성과 발전 방향을 반영하여 지원대책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오세희 의원과 곽상언 의원이 발의했다.(곽의원이 발의한 법안 제목은 「주얼리산업의 기반조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다.)
▶주얼리산업 진흥법이 필요한 이유
그동안 주얼리는 부의 축적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고, 나아가 일부 부유층의 사치성 소비품목으로 여겨졌다. 이는 보석이 가진 희소성, 불변성, 환금성 등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보석은 부자들의 향유품 보다는 패션 아이템 차원의 활용성이 훨씬 높아졌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주얼리 산업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원재료를 어떻게 세공하느냐에 따라 고급화된 맞춤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해외의 유명 보석 제품처럼 디자인, 브랜드와 연계될 경우 국가적으로 유망한 산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공기술, 디자인, 유통시스템의 선진화 등 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이 법안의 배경이다.
▶「주얼리산업 진흥법안」 주요 내용
오세희 의원 발의 법안을 기준으로, 주얼리산업 기반조성 및 진흥에 관한 주요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아래와 같다.
- 산자부장관은 5년마다 주얼리산업진흥 기본계획, 매년 시행계획 수립 및 시행
- 주얼리산업 투명화를 위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국제기준 충실 이행
- 주얼리산업진흥위원회 설치·운영
-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운영,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
- 주얼리 제조·창작에 필요한 기술개발, 원자재 수급, 대체소재 연구개발에 필요한 지원
- 주얼리 유통구조 현대화와 유통 활성화 지원
- 해외 관광객 대상 주얼리 전문 보세판매장에 대해 특허 부여
- 주얼리 수출 촉진을 위한 브랜드 개발 지원
- 우수 주얼리 지정 브랜드화 지원, 투자알선 및 해외 진출 지원
- 주얼리산업 진흥업무 전담 기관 지정
▣ 이전 국회에서는 왜 처리되지 못했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주얼리산업 진흥법안은 20대국회부터 발의되었으나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는 주얼리산업에 대한 인식(사치산업), 음성적 거래관행(불량·합성·모방 제품), 불법거래 사례(탈세, 자금세탁) 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주무부처인 산자부는 이 법안의 제정에 대체로 소극적이었다. 주얼리 산업만을 위한 별도의 법률 제정보다는 포괄적 법체계 하에서 주얼리 업계의 수요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태도였다.
▣ 주얼리산업 양성화·투명화로 음성적 불법거래 개선
주얼리의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음성적, 불법적 거래 등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다. 이 법안에서 "국가와 지자체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국제기준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노력할 것"을 명시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음성적 거래에 의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주얼리 산업의 육성과 선진화를 위해 주얼리 시장을 양성화·투명화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게 이 법안의 취지이자 목적이다.
아무튼 유럽이나 중국에서는 주얼리산업이 고부가가치 창출 산업으로 새로운 국부 창출 및 고용증대에 획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유명 주얼리 브랜드들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주얼리산업을 신성장산업으로 육성시키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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