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법(술타기 방지법)이 잠자고 있는 이유

▣ 「도로교통법」 개정안( 민형배, 신영대, 이해식, 박성훈, 서영교, 이종배)

술타기 수법이란,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후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술을 더 마시는 '사고 후 고의 음주'를 말한다. 최근에 '김호중 수법'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이미 2023년 12월에 유사 사건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을 통해 술타기 수법의 법적 사각지대가 확인된 바 있다.

술타기 수법에 대한 대법원 판결

2019년 7월, 음주상태로 화물차를 몰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아 사고를 낸 한 운전자가 현장을 이탈하여 소주 1병을 마셨지만, 해당 운전자는 결과적으로 모든 처벌을 면했다. 추가 음주로 음주운전 당시의 정확한 혈중알코올 농도 측정을 할 수 업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무죄를 확정하면서도 "음주운전자가 형사처벌을 회피하게 되는 결과를 그대로 용인하는 것은 정의의 관념이나 국민적 공감대 및 시대적 흐름에 비춰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입법적 조치가 없는 현재 상황에서 죄형법정주의 등 형사법 대원칙을 존중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한 바 있다.

▶김호중 방지법(술타기 처벌법) 6건 발의

아무튼 김호중이라는 유명인이 이 수법을 사용해 처벌 회피를 시도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덕분에 술타기 수법을 처벌할 수 있는 법률 개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현재 민형배, 신영대, 이해식, 박성훈, 서영교, 이종배 이상 6명이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호중법_음주운전 사고 후 고의(추가)음주 처벌법

발의 일자	발의 의원	신설 조항	처벌 수위
6.10일	민형배 (문체위)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⑤ 누구든지 제2항에 따른 경찰공무원의 호흡조사가 개시되기 직전에 호흡조사를 통한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 또는 의약품 등을 먹거나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6.18일	신영대 (기재위)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⑤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후 술에 취한 상태의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추가로 마시면 아니 된다.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7.2일	이해식 (행안위)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⑤ 누구든지 제2항에 따른 경찰공무원의 호흡조사가 개시되기 직전에 호흡조사를 통한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추가로 마시면 아니 된다.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7.24일	박성훈 (기재위)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⑤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후 술에 취한 상태의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추가로 마시면 아니 된다.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8.6일	서영교 (법사위)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⑤ 누구든지 제2항에 따른 호흡조사 측정 결과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술 또는 약물(마약ㆍ대마ㆍ향정신성의약품)을 섭취 또는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8.13일	이종배 (산자위)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⑤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후 술에 취한 상태의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추가로 마시면 아니 된다.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회의만 열면 되는데...

위 법안들의 조문 구성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술타기 수법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동일한 법안이다. 대검찰청 역시 술타기 수법에 대해 음주측정 거부죄와 동일한 형량으로 형사처벌 규정을 마련해달라고 법무부에 건의한 상태이므로, 정부측 이견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말은 국회에서 소관 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를 열어서 상정하면 쟁점없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회의를 안한다.

민형배_도로교통법 개정안_처리경과

술타기 수법을 처벌할 수 있는 '김호중법' 의 최초 법안인 민형배(안)이 행안위에 회부된지 벌써  두달이 넘었다. 두 달 동안 이 법안의 처리를 위한 절차는 한 발자국도 진전되지 못했다.

▶국회가 미적거리는 사이에...

김호중 모방수법 증가

국회가 미적미적 하는 사이에 김호중의 술타기 모방 수법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은 책임은 법안 발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발의한 법안을 처리하는데 있다.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이슈에 편승해서 관련 법안 발의로 본인의 이름값만 올리고, 정작 법안 처리에는 무관심한 국회의원들이 누구인지...유권자는 기억하고 평가해야 한다. 국회는 이제 발의는 그만하시고 회의를 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