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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전기차 포비아 & 자동차 관리법

by 레몬컴퍼니 2024. 8. 20.

▣ 「자동차 관리법」 개정안(이용우, 김건)

전기차 포비아. 벤츠 전기차 화재사건으로 촉발된 전기차 공포가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출입을 금지했고,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상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도선(차량 선적 선박)을 운항하는 선사들이 배터리 충전율 50%로 제한해 전기차를 선적하거나, 아예 선적을 금지시키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전기차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안전에 대한 불안으로 전기차에 대한 호감도가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포비아_Fobia_공포

▶전기차 포비아(공포) 관련 입법동향

전기차 포비아(공포) 관련하여 국회에서 관련 법안 발의도 이어지고 있다. 법안의 방향은 크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에 신속한 대응을 위한 화재진압 장비 및 시설의 설치이고, 다른 하나는 화재의 원인이 된 자동차 배터리와 관련된 법안이다. 우선, 전기차 화재 진압과 관련된 법안의 발의현황은 아래 <표>와 같다.

발의 일자 발의 의원 법안 명 주요내용
8.1일 송언석 주차장법 개정안 주차장에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소방용수시설, 소화수조 등의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 함
8.7일 박용갑 전기안전관리법 개정안 공공건물 등 옥내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자는 소화수조·방화벽 등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함
8.7일 박용갑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 공동주택 등 옥내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방화셔터, 소화수조 등 소방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함
8.7일 김상욱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설의 소유자가 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자동화재탐지설비 및 화재알림설비, 소화설비 등의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함
8.9일 박용갑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할 경우 살수장치, 전기차 전용 소화기, 소화 덮개 등을 설치하고, 지하주차장 등 옥내에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소화 수조, 방화 셔터 등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 
8.13일 이용우 주차장법 개정안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방화벽과 전용 스프링클러 설치. 화재진압용 노즐, 소화수조, 질식소화 덮개 등 소화용수설비를 갖추도록 함
8.13일 이용우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친환경 자동차 충전시설 및 전용 주차구역을 지상에 우선 설치될 수 있도록 함

▶'자동차 등록원부'에 배터리 주요 정보 기재

이용우 의원 프로필_출처: 대한민국국회 홈페이지

이용우 의원이 발의한 「자동차 관리법」 개정안자동차 등록원부에 전기차의 배터리 주요정보를 기재하여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동차 등록원부는 자동차에 대한 중요정보를 기록한 문서로 여기에는 자동차 등록번호, 제원(중량, 배기량, 출력 등) 관리번호, 차대번호(제조사가 부여한 고유번호), 차량 모델, 소유자 정보, 정기검사 유효기간, 저당권 정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자동차 등록원부 예시

자동차 등록원부는 이런 모양으로 생겼다. 이 등록원부에 전기차 배터리 정보는 없는데, 여기에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는 배터리 정보를 기재하자는 것이다.

▶이용우 발의 「자동차 관리법」 조문대비표

아래 <표>는 자동차 등록원부 관련 현행 「자동차 관리법」 규정과 이용우 의원의 개정안을 비교한 것이다.

현행법 이용우(안)
제7조(자동차등록원부)
⑥ 등록원부에는 등록번호, 차대번호, 차명, 사용본거지, 자동차 소유자, 원동기형식, 구동축전지 식별번호(「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제2조제3호에 따른 전기자동차로 한정한다), 차종, 용도, 세부유형, 구조장치 변경사항, 검사유효기간, 자동차저당권에 관한 사항과 그 밖에 공시할 필요가 있는 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 이 경우 세부 기재사항, 서식 및 기재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구동축전지 식별번호는 2025.2월 시행예정>


제7조(자동차등록원부)
⑥ 등록원부에는 등록번호, 차대번호, 차명, 사용본거지, 자동차 소유자, 원동기형식, 차종, 용도, 세부유형, 구조장치 변경사항, 검사유효기간, 자동차저당권에 관한 사항과 그 밖에 공시할 필요가 있는 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 이 경우 세부 기재사항, 서식 및 기재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⑦ 제6항의 경우에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제3호에 따른 전기자동차인 경우에는 구동축전지의 식별번호, 제조사, 제조일, 구성물질, 전압, 용량의 사항과 그 밖에 공시할 필요가 있는 사항을 추가 기재하여야 한다 

보는 것처럼, 이용우(안)은  자동차 등록원부에 배터리 식별번호 외에도 제조사와 제조일, 구성물질 등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용우 발의 법안에는 전기자 제조사가 배터리의 전류, 전압, 온도 등 이상 상황을 감지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추도록 하고,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소유자에게 통지하여 즉시 검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김건 의원의 '무임승차 형' 법안

김건 의원 프로필_출처: 대한민국국회 홈페이지

이용우 의원이 전기차 배터리 법안을 발의한 후 3일 뒤에 김건 의원도 유사한 취지의 「자동차 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유사한 정도가 아니라 사실상 같은 법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자동차 등록원부 기재사항에 대해서 현행법과 개정안 2건을 비교해보면 아래 <표>와 같다.

등록원부 기재사항 현행법 8.13일 이용우(안) 8.16일 김건(안)
일반차량 등록번호, 차대번호, 차명, 사용본거지, 자동차 소유자, 원동기형식, 차종, 용도, 세부유형, 구조장치 변경사항, 검사유효기간, 자동차저당권에 관한 사항 좌동 좌동
친환경차량(추가) 구동축전지 식별번호 구동축전지 식별번호, 제조사, 제조일, 구성물질, 전압, 용량 구동축전지 식별번호, 제조사, 상품명

MBN 보도_김건_배터리 실명법 대표발의

김건 의원의 법안은 이용우(안)의 배터리 제조일, 구성물질, 전압, 용량 대신 '상품명'으로 바꾸어 법안을 발의한 것이 전부다. 이런 법안은 전기차 화재라는 사회적 이슈에 편승하는 '무임승차형 법안'으로 볼 수 있다. 재미있는건 이와 같은 종류의 법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들이 보이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게 뭐냐면 법안의 '작명'과 보도자료다. 김건 의원은 이 법안을 '배터리 실명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국회와 산업계의 공동대응 필요

지금까지의 보도를 보면 전기차의 화재를 예방하는데 뽀족한 방법이 없고,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 그러다보니 '포비아'라고 불릴 정도로 전기차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자동차 등록원부에 배터리 제원을 기재한다면 소비자의 선택에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본질적 해법이 될 수는 없다. 그 와중에 무임승차형 법안으로 입법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한 일부 국회의원의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날도 더운데...전기차 포비아의 기세를 꺾기 위한 국회와 산업계의 공동전선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