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석의 취지와 목표
2024년을 마감하며 국회의원의 법률안 발의 및 처리 결과를 분석한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7개월간의 활동 결과다. 22대 국회 초기의 국회의원 입법활동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점검하고 유의미한 시사점을 찾아내는 것이 목표다. 이 분석은 「잠자는국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잠자는 국회> https://sleeping-assembly.org
▶국회의원 발의 법률안 처리율 14.1%
2024년 12월 31일 기준, 22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은 총 6,525건이다. 단순계산으로 국회의원 1인당 평균 22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중 처리된 법안은 919건으로 처리율은 14.1%에 불과하다. 나머지 5,606 건은 미처리 상태로 해를 넘겼다.
▶처리법안 중 '대안반영폐기' 68.9%
국회의원 발의 법률안 중 처리 법안 919건 가운데 68.9%에 해당되는 633건이 '대안반영폐기'로 처리되었다. 원안가결과 수정가결은 127건으로 13.9%에 불과하다. '대안반영폐기' 법안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름은 '폐기'라고 되어있지만, 대안반영폐기는 국회의원의 '처리' 실적으로 간주된다.
국회 운영과 관련된 모든 규정은 「국회법」에 담겨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국회법에 '대안반영폐기'라는 말이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다만 국회법 제87조(위원회에서 폐기된 의안) 조항에 "①위원회에서 본회의에 부의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된 의안은 본회의에 부의하지 아니한다."로 되어있는데, 대안반영폐기는 이 조항에 근거를 둔 것으로 추정된다. 즉,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내용은 개정법률에 반영하되, 법안 자체는 형식적으로는 폐기한다는 뜻이다. 결국 '대안반영폐기'란 국회의원들이 폐기된 법안을 처리실적으로 간주하는 일종의 '담합행위'로 볼 수 있다. 이것이 좋다, 나쁘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문제는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대안반영폐기'를 입법실적을 부풀리는데 악용한다는 점이다. 법안표절, 건수 늘리기용 무의미한 법안의 배후가 대안반영폐기다.
▶미처리법안 최다 의원은 누구?
보통 언론에서 법안 발의 최다의원이 누구인지를 다루곤 한다. 잘못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발의 건수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별 의미없는 법안을 남발하게 할 뿐이다. 「입법평론」에서는 미처리법안 최다의원을 주기적으로 집계하여 공표할 예정이다. 두 가지 의도가 있는데 1)발의한 법안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처리하자, 2)처리도 안될 법안을 일단 발의해놓고 보는 문화를 바꾸자는 것이다. 2024년 12월 31일 기준, 미처리 법안 최다의원은 이수진 의원(경기성남중원구)과 한정애 의원(서울 강서구병)이다. 현재 미처리법안이 77건이다. 미처리법안 TOP10 의원은 아래와 같다.
▶국회 상임위원회별 법안 처리율
국회에서 법률안 심사는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상임위원회 성격에 따라 법률안 회부 건수에 큰 차이가 있다. 행안위의 경우 현재까지 회부된 의안만 954건에 달한다. 따라서 처리율만을 기준으로 어떤 의미있는 평가를 하기는 어려우나, 처리율이 매우 낮은 국토위나 기재위 등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국회의원 '1호법안' 처리경과
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접수된 법안은 서미화 의원의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전부개정법률안이다. 서미화 의원은 자신의 1호법안 접수를 위해 22대국회 개원 전인 5월 27일부터 3박 4일간 국회 의안과 앞에서 기다렸다. 오픈런이라고 불렸다. 그렇게 시끌법석했던 서미화 의원의 1호법안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에 회부된 이후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새 국회 1호 법안 민주당 서미화 ‘교통약자법’
제22대 국회 개원 1호 법안으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전부개정법률안(교통약자법)’이 발의됐다. 대표발의자인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원 ‘오픈런’을 위해 국회 본청에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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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화 의원처럼 많은 의원들이 22대국회에서 1호법안을 발의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런 1호법안들은 지금 과연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 상당수 1호법안은 그냥 깊이 잠들어있다. 1호법안은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방향을 가늠하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국회의원의 법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잠자는 국회」와 「입법평론」은 국회의원 1호법안의 처리경과를 추적하여 주기적으로 공표할 예정이다. 관심있는 국회의원의 1호법안 현황은 아래 상황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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