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담배사업법 상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는 '담배'가 아니다. 따라서 담배에 부과하는 세금도 없고 규제도 받지 않는다. 이런 불합리성 때문에 현재 국회에는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제하고 과세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무더기로 발의된 상태가. 국회는 이 법안 처리를 1년 넘도록 방치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메틸니코틴'이라는 유사 니코틴을 원료로 하는 담배가 등장했다. 이제 합성니코틴을 규제하는 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메틸니코틴 전자담배가 규제 대상이냐 아니냐를 둘러싸고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라는 말이 있는데, 메틸니코틴이 그런 경우로 보인다.
▣ 메틸니코틴이란?
2025년 3월, 한국소비자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액상 전자담배 중 1개 제품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사니코틴이 검출됐다. (주)하이케이넷이 판매하는 '젤리바 샤인머스켓' 제품이다. 여기서 유사니코틴이란 메틸니코틴인데, 이는 니코틴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신종 화합물이다.
메틸니코틴은 적은 양으로 니코틴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고 니코틴보다 세포독성이 높아 인체 건강에 잠재적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국회가 합성 니코틴을 규제할 가능성이 커지자 전자담배 업체가 유사 니코틴 제품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한다.
▣ 합성니코틴 규제 법안, 곧 처리될 가능성 크다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제하기 위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기재위에서 여러차례 소위를 하고 공청회까지 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국회는 이 법안의 처리를 계속 미뤄왔다. 그러나 이제는 곧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담배사업법 개정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번 정기국회, 늦어도 연말 전까지는 담배사업법 개정을 통해 합성니코틴 전자담배 과세와 규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메틸니코틴을 합성니코틴에 포함시켜 규제할 수 있을까?
합성니코틴을 규제하는 법이 통과되면 메틸니코틴도 함께 규제할 수 있을까? 이름이 비슷하니 그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아마 그렇게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합성니코틴과 메틸니코틴은 완전히 서로 다른 물질이기 때문이다.
구분 | 합성니코틴 | 메틸니코틴 |
정의 | 담배에서 추출하지 않고 인공적으로 합성한 니코틴 | 니코틴 분자에 메틸기를 붙인 화학적 유도체 |
화학식 | C₁₀H₁₄N₂ (천연과 동일) | C₁₁H₁₆N₂ (변형됨) |
사용처 | 전자담배, 니코틴 대체재 | 연구용 화합물, 의약화학 연구 |
인체 영향 | 천연 니코틴과 동일 (중독성 강함) | 니코틴과 다르며, 독성·효과가 확립되지 않음 |
천연 니코틴은 담배의 잎, 뿌리, 줄기에서 추출한 니코틴이다. 합성 니코틴은 천연 니코틴과 동일한 물질이다. 다만, 화학적으로 제조한 물질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천연 니코틴이든 합성 니코틴이든 모두 니코틴으로 만든 담배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고, 이를 위해 담배사업법 개정이 추진되는 것이다.
無니코틴 담배?… 알고보니 ‘니코틴 범벅’
최근 무늬만 무니코틴인 액상 담배를 두고 청소년 흡연을 조장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액상 전자담배 가게 매대에 액상 제품이 진열돼 있다. 자료사진 “무(無)니코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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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메틸니코틴은 니코틴이라는 말만 들어가 있을 뿐, 합성 니코틴과는 완전히 다른 물질이다. 메틸니코틴은 니코틴 분자를 변형한 화학적 유도체라고 정의되는데, 주로 연구용 화합물이나 의약화학 연구에 사용된다. 니코틴과는 다르며 독성이나 효과에 대해서도 검증된게 없다. 그래서 한국 소비자원 보도자료에서도 메틸 니코틴을 '유사 니코틴'으로 표현한 것이다. 아무튼 합성니코틴 규제법이 통과돼도 이 법으로 메틸니코틴을 규제하기는 어렵다. 메틸니코틴을 원료로 한 전자담배 제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는데 말이다.
▣ 합성니코틴 규제법이 메틸니코틴 전자담배를 확산시킬 우려는?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를 규제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오히려 메틸니코틴 전자담배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합성니코틴 전자담배 제조·판매업자 입장에서는 과세와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신종 전자담배로 갈아타는게 당연히 이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합성니코틴 규제와 동시에 유사 니코틴 제품에 대한 대책을 함께 내놓을 필요가 있다.
▣ 담배사업법 개정 중인 국회의 책임
국회는 현재 추진 중인 담배사업법 개정 과정에서 메틸니코틴과 같은 유사 니코틴 규제 문제를 함께 논의하여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 뻔히 메틸니코틴 전자담배가 판매되고 있는데, 국회가 메틸니코틴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면죄부를 주면 그간 어렵게 추진해 온 합성니코틴 규제는 하나마나 한 정책이 될 것이다. 국회의 책임이 크고도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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