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에 따르면,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1,110톤의 현수막 쓰레기가 발생했다. 그 해 지방선거에서는 1,557톤,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1,235톤의 선거 현수막 쓰레기가 나왔다. 선거를 한번 치를 때마다 1천톤 이상의 현수막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정치 현수막의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재활용도 좋지만 정치·선거 현수막, 이제 아예 없애보는건 어떨까?
▣ 정치·선거 현수막 쓰레기, 도대체 얼마나 많나?
행안부와 환경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2022년 선거에서 발생한 폐현수막은 무려 13,985톤이나 되는데, 재활용률은 24%에서 34% 사이 정도다.
선거 현수막은 대개 폴리에스테르, 테드롱, 면으로 구성된 합성섬유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재활용 수요처가 적고 수거·운반이 용이하지 않아 재활용률이 떨어진다.재활용되지 못한 폐현수막은 소각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나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배출하여 환경을 오염시키는 문제도 있다.
▣ 정치·선거 현수막 재활용 법안
김태호 의원과 민형배 의원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냈는데 둘 다 정치선거 현수막 재활용 관련 내용이다. 김태호(안)은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현수막을 제작하도록 하는 것이고, 민형배(안)은 폐현수막 재활용을 의무화 하면서 사회적기업·중소기업·여성기업·장애인기업이 우선적으로 재활용 업무를 대행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김태호, 공직선거법 개정안(2025-2-11)
선거벽보, 현수막을 설치·게시하는 때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생화학적으로 분해가 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제작된 선거벽보나 현수막을 사용하여야 한다.
▶민형배, 공직선거법 개정안(2025-6-27)
지자체장은 철거된 선전물 중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서 선관위 규칙으로 정하는 선전물을 재활용해야 한다. 재활용 업무를 대행하고자 할 때에는 사회적기업, 중소기업, 여성기업, 장애인기업이 우선적으로 재활용 대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참고로 민형배(안)은 21대 국회에서도 발의(2022-12-28)됐었는데, 임기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같은 법안을 다시 발의한 것이다.
▣ 반복 발의되는 선거현수막 재활용 법안
정치·선거 현수막 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을 위한 법안은 21대 국회에서도 다수 발의된 바 있다. 주로 선거 현수막 제작 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정동만 의원(2023-10-12), 권칠승 의원(2022-1--26), 엄태영 의원(2021-7-29)이 발의했는데 모두 폐기됐다. 이번엔 통과될 수 있을까? 글쎄다.
▣ 선거현수막, 친환경소재 의무화의 걸림돌
폐현수막은 소각매립보다는 재활용 하는 것이 필요하다. 폐현수막은 세척, 건조, 코팅 등의 과정을 통해 에코백, 지갑, 마대자루 등으로 재활용되기도 한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로 제작되는게 맞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여러 문제가 있다. 우선 비용이 비싸다. 예컨데 ‘타이벡'이라는 친환경 소재가 있는데, 타이벡 현수막은 일반 현수막에 비해 제작비가 2∼3배 가량 비싸다. 현수막 제작 단가가 높으면 그만큼 다른 선거비용 지출에 제약을 받게 된다. 선거 현수막 특성상 강도가 높고 오염물질에 대한 저항성이 커야하는데, 아무래도 친환경 소재는 이에 부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 정치현수막, 이젠 없애보자
정치권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현수막 전쟁을 벌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6억 돈다발" 현수막을 걸었는데, 민주당은 이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고,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무고 혐의로 맞고발했다.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들인지 참 한심하다. 그런데 대개 정치·선거 현수막이 이런식이다. 상대에 대한 비난이나 험담이 대부분이다. 마치 국민들끼리 서로 싸우라고 부추기는 듯한 느낌이다.
구시대적 현수막 정치,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원래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던 시대에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선거에 대한 정보나 정책 홍보를 위해 현수막을 활용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시대는 아니지 않나? 정치현수막은 이제 그냥 도시미관을 해치는 존재밖에는 안된다. 환경은 물론 국민의 정신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정치선거 현수막을 과감하게 금지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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