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가 출범하면 정부 조직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항상 민감한 관심사다. 정부조직 구상은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을 예상할 수 있는 일종의 예고편이다. 그런데 정부조직을 바꾸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선 정부조직법을 바꿔야 하고, 이에 따른 인적/물적 통합 또는 분할이 뒤따라야 한다. 인사, 예산, 정책조정은 물론 국회 상임위원회 체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정부조직은 어떤 모양이 될까?
▣ 정부조직법
정부조직법은 국가 행정기관의 설치·조직과 대략적인 직무범위를 정하는 법이다. 제1장 총칙과, 대통령(2장), 국무총리(3장), 행정각부(4장)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현행 정부조직법 상 행정각부는 19개 부처로 구성돼있다. 순서는 아래와 같다.
1)기획재정부, 2)교육부, 3)과학기술정보통신부, 4)외교부, 5)통일부, 6)법무부, 7)국방부, 8)행정안전부, 9)국가보훈부, 10)문화체육관광부, 11)농림축산식품부, 12)산업통상자원부, 13)보건복지부, 14)환경부, 15)고용노동부, 16)여성가족부, 17)국토교통부, 18)해양수산부, 19)중소벤처기업부
문재인 정부 당시 행정 각부는 18개였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시켜 현재처럼 19개가 되었다.
▣ 차기 정부 조직은 어떤 모양일까?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조직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당연히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이재명 후보의 정부조직 구상이다. 현재까지 이재명 후보가 공약집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밝힌 정부조직 개편안은 대략 아래와 같다.
- 기획재정부: 예산 기능 분리
- 여성가족부: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 기후에너지부 신설: 산업부 에너지 업무+환경부 기후업무 관할
- 금융위원회: 감독업무, 정책업무 정리
이재명 "기재부 예산 기능 분리, 기후에너지부 신설…그외 손 안대"
이재명 "기재부 예산 기능 분리, 기후에너지부 신설…그외 손 안대"
한재준 김지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28일 대선 공약 실현에 5년간 210조 원의 재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한 'K-이니셔TV-1400만 개
n.news.naver.com
▣ 22대 국회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 현황
이재명 후보의 구상이나 공약과 무관하게 현재 국회에는 수십 건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그동안 정부 운영 상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거나 시대적 상황에 맞게 정부조직을 변경하려는 시도로 보면 된다. 현재까지 발의된 정부조직법 개정안 내용을 보면, 이재명 후보의 구상과 같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 우선 현재 발의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각 정당별로 나누어 보면 아래와 같다.
소속 | 발의자 | 주요내용 |
민주당 (24건) |
오기형 | 기획예산처 신설(예산기능), 재정경제부 분리 |
허성무 | 기획재정부_재정경제부, 기획예산부 분리 | |
김한규 | 인구미래부 신설 | |
김윤 | 인구전략기획부 신설_부총리 격상 | |
남인순 | 인구총괄부 신설, 보건복지부장관_사회부총리 겸임 | |
한병도 | 인구전략부 신설_부총리 | |
서삼석 | 저출산고령화대응기획부 신설 | |
백혜련 | 인구위기대응부 신설 | |
허성무 | 기후에너지부 신설 | |
박정현 | (명칭변경)환경부_기후환경부_부총리 격상, 2차관 신설 | |
최민희 | 과학기술정보통신인공지능부_부총리 격상, 우정청 신설 | |
황정아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부총리 겸임 | |
위성곤 | 관광청 신설 | |
김한규 | 한국관광진흥청 신설 | |
전진숙 | 여성가족부_여성청소년가족부 변경 | |
이강일 | 이민처 신설 | |
박홍배 | 고용노동부 내 산업안전보건본부 신설 | |
김정호 | 국무총리 산하 전기가스열위원회 신설 | |
박홍배 |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감독청 신설 | |
김태선 | 산업안전보건청 신설 | |
박정현 | 대통령경호처 폐지 | |
조인철 | 대통령경호처 폐지 | |
황명선 | 대통령경호처 폐지 | |
민형배 | 대통령경호처 폐지 |
우선 민주당 소속 의원이 발의한 24건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보자. 기획재정부 분리(오기형, 허성무) 법안과 기후에너지부 신설(허성무) 법안이 이재명 후보의 정부조직 구상과 같은 맥락이다. 여성가족부 관련해서 전진숙 의원이 여성청소년가족부로 변경하는 법안을 냈다. 이재명 후보의 구상은 성평등가족부다.
좀 특징적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대통령경호처 폐지 법안이다. 박정현, 조인철, 황명선, 민형배 의원이 발의했다.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 대통령경호처가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하자, 아예 대통령경호처를 없애자고 발의한 법안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 아마 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 | 발의자 | 주요내용 |
국민의힘 (10건) |
추경호 | 인구전략기획부 신설_사회부총리 겸임 |
박성민 | 여가부 폐지, 저출산대응기획부 신설_부총리 겸임 | |
김성원 |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 |
구자근 | 통계청_통계관리처 격상 | |
김소희 | 환경부 2차관 신설(기후 대응) | |
김소희 | 환경부_기후환경부 변경_부총리 격상 | |
엄태영 | 마약수사청 신설 | |
이만희 | 행안부 2차관 신설(재난) | |
박수영 | 산자부 산하 국가반도체산업본부 신설 | |
엄태영 | 청년처 신설 |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보면, 우선 논란이 많은 여성가족부 폐지 법안(박성민)이 눈에 띈다. 기후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기후에너지부와 달리 지금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변경하는 법안(김소희)을 냈다.
정당 | 발의자 | 주요내용 |
조국혁신당 | 황운하 | 행정수도건설청 신설 |
신장식 | 대통령경호처 폐지 | |
진보당 | 전종덕 | 농지관리청 신설 |
조국혁신당, 진보당 소속 의원이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위와 같다.
▣ 기재부, 떨고 있나?
아무튼 이재명 정부의 조직개편 중 최대 관심사는 기재부 손보기다. 그동안 민주당은 기재부가 예산편성권을 무기로 다른 부처 위에 군림할 뿐 아니라 국회까지도 무시한다고 지적하면서 고강도 조직개편을 예고해왔다. 공식적으로는 "기재부가 경제정책 수립 및 운영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아마 새정부가 출범하면 날카로운 칼을 들이밀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기재부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기재부의 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동안 기재부는 압도적인 권한을 독점해왔다. 당장에야 수세에 몰리겠지만, 그렇게 호락호락 기득권을 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모피아'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이슈&쟁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통령 공판절차 정지법_형사소송법 논란 정리 (1) | 2025.06.04 |
---|---|
내란 폭력선동 혐오 차별조장 처벌 논란 (2) | 2025.05.31 |
대법원_법원조직법(안), 어떻게 철회하나? (4) | 2025.05.26 |
조특법 개정안 누가누가 발의했나? (2) | 2025.05.22 |
전장연 방지법 VS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 (1) | 2025.04.30 |